07. 벽 (Frontiers)
우리는 상대돌에 인접해 있는 빈칸에 수를 두게 된다.
이 기본 원리가 우리에게 좋은 수는 무엇인지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 준다.
매 수에서 우리는 상대의 돌을 적어도 하나는 뒤집어야만 한다.
따라서 빈칸과 인접해있는 상대의 돌이 많으면 많을 수록 우리가 둘 수 있는 곳은 많아지고
이동성(mobility)이 더 좋아진다는것을 알 수 있다.
반대로, 빈칸에 인접해있는 자신의 돌이 매우 적다면,
상대는 둘 곳이 거의 없게 된다.
빈칸에 인접해 있는 이 돌들을 외각의 돌(discs of frontier)이라고 부른다.
그리고 이 외곽의 돌들의 모임을 벽(frontiers)이라고 한다.
방금 얘기한 바와 같이, 외곽의 돌을 많이 만들면 안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.
그림 12, 13, 14에서 우리는 세개의 비슷한 모양의 형태를 볼 수 있다.
이 세개의 형태에서 흑에게 a6에 수를 두라고 말 할 수 있는건 어느 형태일까?
그림 12에서 a6는 엄청난 손해를 가져온다:
a6 다음에 백이 g1에 두고 나면, 흑은 백에게 코너를 내줄 수 밖에 없다
(둘 수 있는곳이 b1, g2, h2 뿐이므로)
수많은 외곽의 돌들을 뒤집고(6행에 있는),
이 행의 남쪽 지역을 흑이 더이상 수를 둘 수 없는 벽으로 만들기 때문에,
그림 12에서 a6는 매우 어리석은 수이다.
그림 13에서 a6에 두면 b6와 c6만이 외곽의 돌이 되므로
그림 12에서이 상황보다 조금 낫긴 하다.
그러나 이 수 역시 나중에 중요해 질 수 있는 흑의 a7 같은 곳으로 갈 기회를 빼앗는다.
아마도 외곽의 돌을 좀 더 적게 뒤집는 e7이 더 나을 것이다.
위 두 경우와 대조되게, 그림 14에서의 최선수는 a6이다.
만약 백이 a6이후에 b2나 g2에 두면 흑은 곧장 코너를 취할 수 있고,
백이 g1(두곳을 제외하고 유일하게 둘 수 있는 곳)에 둔다면 흑은 a7로 대응 할 수 있을 것이다.
그러면 백은 이제 코너를 흑에게 내줄 수 밖에 없다(b2와 b7밖에 둘곳이 없으므로).
이 그림에서 a6 같은 수를, 상대의 외곽의 돌을 하나도 안뒤집기 때문에
완벽하게 조용한 수(perfectly quiet move)라 한다.
이제 우리는 판의 형태에 상관없이 칸의 위치에 따라서 무조건 그 칸의 좋고 나쁨을 평가하는 전략
(05. 끼워넣기에서 얘기했던)의 한계를 알 수 있다:
중요한 것은 어느 칸에 수를 두냐가 아니라 어떤 돌들을 내가 뒤집을 수 있는가 이다.
이를 통하여 앞의 그림 8에서의 백의 약점을 좀더 잘 이해할 수 있다.
모든 벽은 다 백이 이루고 있고, 흑은 그의 재량에 따라 둘 수 있는 곳을 많이 가지고 있다.
그는 자신의 돌에 외곽의 돌을 하나도 추가시키지 않는 완벽하게 조용한 수인 e8을 가지고 있다.
백은 이제 자신이 만들어 놓은 엄청난 양의 벽들에 대한 결과를 알 수 있다:
그는 b2나 g2밖에 둘 곳이 없다.
비슷하게 그림 10에서도, 벽의 대부분이 백이고, 흑 g6의 수는 백에게 어떤 새로운 수도 주지 않는다
자신의 수를 줄이지 않으면서 상대의 이동성을 줄이는 방법중의 하나는 많은 돌을 뒤집지 않는 것이다.
또 외곽의 돌보다는 내부의 돌(빈칸에 인접해 있지 않은 돌들)을 가지는 것이 더 낫다.
이를 우리는 중앙 컨트롤 전략(strategy of control of center)이라고 한다.
그림 8에서 내부의 돌들이 모두 흑돌로 이루어진 건 당연히 우연이 아닌 흑의 실력에 의해 이루어진 결과이다.